정겨운 옛 것들이 아쉽게도 하나 둘씩 사라져가는 요즘,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설 명절이 다가오면 하얀 가래떡을 뽑느라 눈코 뜰 새 없었던 떡방앗간인데요.
60년이 다 되도록 같은 자리에서, 전통 방식 그대로 떡을 만들어온 추억의 떡방앗간이 있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기사내용]
경북 칠곡군의 한 조용한 마을.
번듯한 간판도 없는 떡방앗간에서 정겨운 소리가 들려옵니다.
설 명절이 바짝 다가오면서 주인이 바쁜 손길을 놀리고 있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주민들과 함께 한 게 올해로 어느새 58년째.
말 그대로 추억의 떡방앗간입니다.
인터뷰> 김정숙 / 경북 칠곡군
“맛도 좋고 정말로 이런 집 없어질까봐 제일 걱정입니다.”
주인과 손님이 따로 없이 팔을 걷어붙이고 가래떡 만들기에 나섭니다.
불린 쌀에 적당량의 소금을 넣고 기계로 빻습니다.
쌀이 하얀 눈가루가 돼 나오면 물에다 살짝 버무려 다시 한 번 더 빻습니다.
빻은 쌀가루를 양에 따라 큰 시루, 또 작은 시루에 담습니다.
뜸을 들일 차례, 60년 가까이 해오던 방식 그대로 쌓아놓았던 나무를 가져와 직접 화덕에 넣은 뒤 보일러 불을 땝니다.
인터뷰> 박춘옥 / 경북 칠곡군
“옛날 방식으로 불을 때서 뜸을 들이고 떡이 졸깃졸깃하니 맛있어요.”
이제 다 찐 떡은 가래떡 기계로 옮깁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가래떡을 다시 한 번 더 기계에 넣습니다.
현장음>
-왜 다시 가래떡을 기계에 넣나요?
-떡을 쫄깃하게 하려고.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의미로 옛부터 가래떡은 길게 뽑았습니다.
적당한 길이로 잘라내고 준비한 그릇에 가래떡을 가지런히 담습니다.
요즘은 떡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오랜 단골 손님들 덕분에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옥주 / 경북 칠곡군
“매년 와서 하는데 일단 떡이 맛있고요. 정이 있잖아요. 그래서 좋아서 오고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손님들의 발길이 너나 할 것 없이 웬지 행복해 보입니다.
떡방앗간 주인도 마냥 기분이 좋다는 표정입니다.
인터뷰> 김무연 / 떡방앗간 주인
“정성을 다해서 모든 분들에게 힘껏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장멘트> 박혜란
어느새 환갑을 앞둔 추억의 옛 시골 떡방앗간.
오래도록 한자리를 꿋꿋이 지켜오면서 설 명절을 맞아 정겨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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