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땅 밑에 비밀 창고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과거 안보회의를 열던 지하 벙커였는데, 지금은 9만 점에 가까운 조선 왕실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로 쓰입니다.
이 비밀 공간의 문이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김찬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김찬규 기자>
1995년 철거된 조선총독부 청사는 1960년대 박정희 정부 때 중앙청으로 쓰였습니다.
경복궁 아래 중앙청과 연결된 지하 벙커에서는 안보회의가 열렸습니다.
꽁꽁 숨겨진 비밀 공간은 오늘날 국립고궁박물관의 보물창고, 수장고가 됐습니다.
김찬규 기자 chan9yu@korea.kr
"수장고는 박물관에서 지하로 400미터 가량을 가야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금 제 발 아래,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가 담긴 수장고가 있습니다."
신원 확인과 카드키 등 8단계 보안절차를 거치면 지하 수장고 16동에 보관된 유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두꺼운 쇠 문 안쪽으로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유물 8만 8천여 점이 보관돼 있습니다.
왕실의 정통성과 권위를 상징하는 도장인 '어보'부터 의례에 사용된 '어책'과 '교명'이 눈부신 자태를 드러냅니다.
거대한 현판도 오동나무 수납함 앞 뒤로 가지런히 걸려있습니다.
2005년 고궁박물관 개관 당시 3만 6천여 점이었던 유물은 20년이 지나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수장고 포화율은 160%에 이르는데, 유물을 겹겹이 겹쳐서 보관해야 할 정도입니다.
녹취> 정소영 /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
"안전하고 체계적인 보관·관리와 더 많은 분들에게 유물을 소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추가 공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고요."
고궁박물관은 더 많은 사람이 조선왕조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도록 '열린 수장고' 형태의 분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유병덕 / 영상편집: 정성헌)
KTV 김찬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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