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하던 바가 일어났다. 전교조의 교장선출보직제의 논리부족이 일어났
다. 목소리만 높이면 다 이루어지고, 자신들의 논리가 순수하므로 다 옳다
라는 식의 평소논리가 그대로 표출된 것이다.
또한 이것은 정말 일선 국공립학교의 교사들의 입장에서 고뇌하고, 승진으
로 인한 피해를 없애려는 다각적인 노력을 해오지 않았다는 전교조의 천박
한 인식의 결과라고 본다. 나는 전교조탄생부터 지금까지 조합원으로 있
는 공립학교 교사이다. 그러므로 전교조를 지지하면서도 노무현정부와도
투쟁하고 싸울려는 최근의 지도부들에게 질려버린 교사이다. 이제 내 주위
에서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전교조를 탈퇴하려 하고 있고, 또 더 평범한
조합원들은 실제로 탈퇴도 했다. 이점 전교조 집행부의 책임도 있다고 본
다. 나도 탈퇴를 고려했었는데, 교장단이 11일날 데모한다기에 더 기가 막
혀 탈퇴할 마음을 바꿨다.
아무튼 전교조는 그 선명성과 진보성에서 노무현정부와 코드를 맞춰가야
지, 권영길과 민노당이나 민주노총의 이념성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왜냐면
대다수 조합원들과 교사들은 노무현의 진보성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니 말
이다. 비록 노무현정부가 미비한 점이 있어도 대화하고 설득하여 끈질기게
한 걸음씩 가야지 과거 군사정권처럼 투쟁의 대상으로 삼지마라. 노무현대
통렬이 전교조 집행부 일부 교사들보다 난 더 애국자이면 현실을 직시하는
지도자라고 여긴다. 제발 집행부 자신들만 다 순수하고 옳다고 보지 마라.
분노가 일어나 터질 지경이다.
오늘 교장선출제의 토론에서 교총대표의 마지막 질문에 대한 전교조 대표
의 대답이 궁색했다.
"교장을 선출을 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라는 질문에 전교조대표는 외
국의 사례를 들었으나, 그것은 교사나 학부모 지역위원회의 사람들이 참여
하여 검증을 한 후, 임명하는 방식에 대한 대답이었지, 선거와 같은 형태을
연상시키는 '선출'이란 개념은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 우리는 교장을 선거로 선출해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교사들이 행정직
으로 성공하는 교사, 수업하는 교사,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교사등으로 전
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야지, 교장을 선출만 하면 다 되는 것처럼 밀어부쳐
서는 안된다.
정말 지금의 미친 광풍과 같은 승진경쟁이 학교를 좀 먹고 있고, 공교육을
파괴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승진한 교사들은 살았다 싶어 의기양양해 하
고, 못한 교사들은 평생을 자괴심을 살아가는 이 현실을 타파해야지, 무슨
선출만을 고집해서 대사를 그르쳐서는 안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