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도 20도 이상의 난방을 유지할 수 있다면,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기름도 아끼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겠죠.
일부 선진국에서 보편화 된 에너지 절약 주택이 최근 우리나라에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함께 보시죠.
한국에서 가장 추운 오지 중 하나인 강원도 홍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 화석 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 집 한 채가 들어섰습니다.
이른바 제로에너지 하우스.
집주인 이대철씨가 미래의 에너지 고갈에 대비해 오랜 기간 수집한 자료로 만든 집입니다.
3개월의 시공 끝에 지난해 12월 입주한 이씨.
외부 온도가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도 실내 온도는 항상 20도 정도를 유지했습니다.
실내 난방이 가능한 이유는집 안의 모든 열을 꽁꽁 가둬두기 때문입니다.
창문은 집안에 햇빛이 충분히 들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만들고, 바닥은 창을 통해 들어온 빛이 오래도록 열을 머금을 수 있게 돌로 설계했습니다.
또 두꺼운 스티로폼 양 옆에 합판을 댄 단열재를 만들어 외벽과 지붕은 물론 바닥도 철저히 감쌌습니다.
이 집의 유일한 난방 장치는 페치카.
한번 떼면 천2백도까지 올라가는 열량이 그대로 내화벽돌에 전달돼 하루 이상 온기를 유지해 줍니다.
이씨는 현재 일주일에 두 번 씩 제로 에너지 하우스를 일반인에게 공개해 설계 공법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봄이 되면 제로에너지하우스 4채를 더 지어 만평 규모의 ‘제로에너지 타운을’ 만들 계획이라는 이씨.
단순한 개인 주택을 넘어서 에너지 절약형 주택의 견본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독일 북서부에 위치한 인구 8만 명의 소도시 도르스텐.
남향의 큰 창과 태양광 발전 집열판이 설치된 패시브 하우스가 곳곳에 보입니다.
한때 공업단지로 석탄을 주로 떼던 이곳은 현재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영에 가까운 제로에너지 타운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패시브 하우스는 이미 발생된 에너지를 최대한 모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패시브하우스의 연간 전기 사용량은 16.6kWh로 기존의 독일 주택 전기 사용량 159kWh의 1/10에 해당합니다.
이렇다보니 패시브 하우스를 짓는 집들이 점차 늘어 현재 유럽에만 6천여 채.
미국에도 일리노이주를 비롯해 일부 주에서 패시브 하우스라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대전시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대림산업의 주거환경 연구센터.
일명 '3리터 하우스'로 불립니다.
센터를 유지하기 위한 냉.난방용 기름 소비량이 1제곱미터에 3리터도 안된다는 뜻에서 붙여졌습니다.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 자체 기술로 개발한 유리 창호 등이 외부에서 들어온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합니다.
또 옥상에는 풍력 발전기를 설치해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잔디를 깔아 지붕의 온도를 4도 가량 낮췄습니다.
실내 안에 갇혀 있는 나쁜 공기를 환기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것도 3리터 하우스의 특징입니다.
이 기술이 일반 주택에 적용될 경우 냉·난방에 들어가는 비용은 105제곱미터, 32평형 기준으로 연간 30만원, 기존의 190여만 원보다 1/6가량 낮출 수 있습니다.
현재 3리터 하우스 적용 기술이 주택에 보급된 비율은 30%, 대림산업은 신기술 적용을 점차 늘려 2012년, 완전한 에너지 자립형 공동주택을 보급한다는 목표입니다.
삼성래미안의 ‘E-큐브’도 에너지 저감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친환경 주거공간 모델입니다.
실내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주는 이중 외피 시스템, 일반 유리보다 6배나 단열효과가 높은 유리는 차가운 공기가 바로 들어오는 것은 막아줍니다.
또 에너지 관리 장치를 통해 수도, 전기,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신기술이 적용된 단열재는 에너지 효율을 최대한 높여줍니다.
배기구 환기를 이용한 배기 풍력장치는 풍력을 전기에너지로 바꿔주택에 공급합니다.
삼성 측은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완성될 경우 다른 단지에 비해 절반 가량 에너지 절감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를 만드는 기술과 더불어 발생된 에너지를 모으는 노력이 고유가와 에너지 고갈 시대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TV 김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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