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에너지 위기의 시대가 오면서 차세대 에너지원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런 가운데 태양의 원리를 이용하는 핵융합 에너지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네,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이 거의 없고 무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핵융합 에너지는 대표적인 녹색에너지로 꼽히는데요, 그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핵융합 발전에 대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네, 우리나라도 핵융합 실험장치인 KSTAR(케이스타)를 갖게 되면서 핵융합 연구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은주 기자, KSTAR를 두고 소위 ‘한국형 인공태양’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하셨듯이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 에너지의 원리를 이용하는데요,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현상을 지구상에서 재현한다는 의미에서 ‘인공태양’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등 소위 과학강국으로 꼽히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 인공태양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오래 전부터 계속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얼마 전부터 한국형 인공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KSTAR가 자리하고 있는 주장치실의 차폐도어가 닫히면서 KSTAR가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KSTAR를 가동한다는 것은 모든 시험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연구 단계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직경 8.9m, 높이 8.5m의 KSTAR는 지난 1995년 제작에 들어가 약 12년 만인 지난 2007년 완공됐습니다.
지난해에는 최초의 플라즈마를 성공적으로 발생시키면서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KSTAR의 성능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는데요, 현재 극저온 냉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KSTAR는 내달까지 플라즈마 실험을 비롯한 관련 연구를 진행한 뒤 연내 가동 시험을 마무리 짓게 됩니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는 한정돼 있으면서도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는데요, 핵융합 에너지는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데다 폐기물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서 녹색 에너지로 꼽힙니다.
또 중수소와 삼중수소 등 주요 연료를 바닷물이나 지표면 등 지구상에서 무한정으로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혼합연료 1g으로 석유 8톤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시간당 10만kw의 전기를 생산하는 등 에너지 효율이 높지만, 폭발이나 사고의 위험이 없습니다.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장
“21세기에는 보통 자원에너지 석유 석탄 우라늄 같은 자원에너지 시대에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류가 가지고 있는 기술, 과학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지식 에너지 시대로 인류 사회가 넘어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고 해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핵융합 에너지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고..”
핵융합에너지가 상용화되면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석유나 석탄 등 주요 자원을 외국에 의존해왔던 것과 달리 우리 기술력만으로 전기 공급이 가능해집니다.
또 핵융합 반응 과정에서 물을 분해하는 기술을 활용해 수소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수소 연료를 활용하는 운송수단도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생활의 혁명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네, KSTAR가 가동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핵융합 연구가 시작됐다, 또 핵융합 에너지로 삶의 방식도 바뀔 수 있다는 거죠.
무척 고무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또 국제적으로 공동 연구가 진행된다고 하니, 무척 반가운데요, 사실 핵융합이나 플라즈마라는 개념이 잘 와 닿지 않거든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네, 핵융합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바로 플라즈마인데요, 플라즈마는 고체, 액체, 기체가 아닌 제4의 물질로, 태양을 비롯한 우주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보통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발하는 별의 중심은 섭씨 1억 도가 넘는 초고온의 플라즈마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 상태에서 가벼운 수소 원자핵들이 서로 융합해 헬륨으로 바뀌면서 거대한 에너지를 뿜는 것이 바로 핵융합 반응으로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나 삼중수소 등을 활용해 태양의 핵융합 반응을 재현해서 거대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핵융합 발전의 핵심이 되는 셈입니다.
네, 그렇군요.
어떻게 보면 분자의 핵이 한데 모여 에너지를 낸다는 점에서, 핵 분열로 만들어지는 원자력 에너지와 구별된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네, 정말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구에서 인위적으로 핵융합에너지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핵융합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핵융합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원자핵들이 서로 융합할 수 있도록 플라즈마를 1억도 이상으로 가열해서 담아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또 가열된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담기 위해 플라즈마의 속성을 이용해 자기력선 그물망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이것이 핵융합 에너지 연구의 핵심적인 기술로, 여러 장치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핵융합장치로 ‘토카막’을 들 수 있습니다.
토카막은 앞서 소개해드린 KSTAR에도 채용돼 있는데요, 플라즈마를 진공용기 속에 넣은 다음 초전도자석으로 자기장을 걸어 벽에 닿지 않도록 한 상태에서 초고온으로 가열해 핵융합반응을 유도하는 원리입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온도를 높여주는 신소재 초전도체(Nb3Sn)를 자체 개발해 적용함으로써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대전에 위치한 한 사업체.
독창적인 디자인을 가진 다양한 초전도 선재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2006년까지 KSTAR에 필요한 크롬 도금 재료를 전량 공급했고 안정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제핵융합실험로인 ITER에 초전도 선재를 공급하게 됐습니다.
박평렬 KAT 이사
“거대한 자장을 발생시켜서 플라즈마 물질을 가두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대한 자장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일반 동선으로는 도저히 할 수가 없고 많은 전류를 발생시킬 수 없기 때문에 초전도 선재를 이용해서 많은 물질을 흘려서 거대한 자장을 발생시킴으로써 플라즈마를 가두게 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핵융합의 핵심 연료인 삼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는 중수소와는 달리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삼중수소의 제작 여건도 좋은 편입니다.
영국의 유력 방송매체인 BBC와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에서도 지면을 상당 부분 할애하는 등 우리의 이러한 기술력은 이미 해외에서 인정 받고 있습니다.
조무현 포스텍 교수
“KSTAR 건설을 통해서 저희가 해외 핵융합 관련 기술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한테
한국이 소개된 큰 분야 중 하나는 상당히 규모로 봐서 굉장히 크고 그 다음 극저온
같은 극한기술을 사용하는 장치 구축에 그런 특이한 기술이 많이 들어있는 장치인데
한국에서 중공업 기술이나 그런 분야의 기술이 장치 건설에 직접 참여해서 지금 KSTAR와
같은 장치를 제작하고 조립하고 시운전까지 했다는 내용 자체가 외국 사람들에게
핵융합 장치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술에 상당 부분이 한국이 이미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상태라고 인정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30년 정도 늦게 핵융합 연구 분야에 뛰어 들었는데 그 기술력이 인정
받고 있다고 하니 무척 뿌듯합니다.
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러한 우리 기술력을 잘만 활용하면 핵융합 연구 시장을
선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핵융합 연구 분야는 2040년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연구가 한창 진행중이기 때문에 비록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우리에게도 기회가 충분히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3년에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에 가입한 것은 한발 앞선 핵융합 연구를 위한 시발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국제핵융합실험로 이터(ITER)는 핵융합 반응을 통해 대용량의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지 그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해 7개 국가가 함께 힘을 모으는 초대형 연구개발사업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ITER에 늦게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ITER와 동일한 초전도선재로 제작돼 일명 ‘ITER의 축소판’이라고 불리우는 KSTAR를 보유한 것만으로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KSTAR 운전을 통해 확보하는 기초적인 실험 결과들이 ITER 건설 및 운영에 필요한 핵심 자료로 제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핵융합 연구 분야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있습니다.
핵융합 연구의 역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짧기 때문에 연구에 대한 경험 부족과 예산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우수한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꼽힙니다.
최원호 KAIST 교수
“크게 두 가지로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데요.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 인력을 자체적으로 양성해서 연구인력의 풀을 넓히는 부분이 있고요, 원활한 국제 협력을 통해서 연구 선진국들의 노하우를 많이 가져오는 그런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핵융합 분야는 이 두 가지 부분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는 극저온 시설의 설계 등 핵융합 연구에 필요한 극한기술에 대한 기술력과 함께 고도의 집중력을 갖고 있는 만큼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예상하는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 시기는 2040년경.
2030년대에 핵융합 발전소 건설을 시작해 2040년대에는 핵융합 발전소에서 나온 전기를 우리 생활에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겁니다.
꿈의 에너지를 향한 우리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네, 핵융합 에너지가 우리의 미래에 왜 필요한지 알 것 같은데요,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를 성실하게 마칠 고급 인력을 늘리는 일이겠죠?
네, 그렇습니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인력 양성에만 올해 50억원, 또 내년에는 60억원을 투입해 연구 기회를 늘리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갈 예정입니다.
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이번 핵융합 에너지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가 과학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네, 문은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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