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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반전의 7개월 [현장포커스]

중동에서 전해진 낭보가 올 연말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에 초대형 원전을 수출하게 됐다는 소식이죠.

그간 원자력 수입국이었던 우리가 불과 30년 만에 수출국으로 도약하게 된 쾌거입니다.

네, 한국형 원전이 수출하기까지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치열했던 원전 수주 과정과 원자력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까지, 현장포커스에서 짚어봅니다.

이정연 기자!

50조에 육박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따낸 건데, 원전 수출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입장에선 원전 선진국과 경합이 결코 만만치 않았을 것 같아요.

네, 최근 입찰 과정에서의 뒷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극적인 역전극을 방불케 합니다.

그간 수출 실적이 전혀 없었던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일본 등 원전 강국으로 불리는 국가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는데요.

원전 수주에 마침표를 찍기까지 숨 막혔던 과정을 짚어봤습니다.

지난 27일, 한국전력 본사.

아랍에미리트에서 낭보가 전해지자, 환호성이 터집니다.

한전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만든 우리 업체가 47조원 규모의 초대형 원전 사업을 따낸 순간입니다.

한전 컨소시엄이 공개입찰에 뛰어든 건 지난 5월 초, 전 세계에서 모인 여섯 개 업체가 입찰에 뛰어들었습니다.

여기서 입찰자격을 획득한 프랑스의 아레바, 미국 GE와 손잡은 일본 히타치가 우리의 경쟁상대가 됐습니다.

그때부터 한국 전력 본사 지하 2층엔 수주 전을 진두지휘하는 워 룸이 꾸려졌습니다.

80명이 넘는 실무진들은 전쟁에 임하는 각오로 달려들어 사업을 따내겠다며 이곳에서 휴일도 반납한 채 협상 전략을 가다듬어 갔습니다.

장동원 / 한전 원자력사업처 부장

“시간을 다투는 피말리는.. 하루 전 회의도 한두번이 아니고...”

9월, 최종 경쟁사 두 곳을 발표하겠다던 아랍에미리트가 갑작스럽게 현장실사를 추가 조건으로 제시한 건 우리에게 호기였습니다.

풍부한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공사 기간을 줄이고,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확신을 줬기 때문입니다.

김하방 / 두산중공업 원자력영업총괄 전무

“회사 시설, 규모, 원자력기기 풀가동 신뢰줬다..”

원전 기술력을 가늠하는 안전성은 발주처가 가장 높이 평가한 부분입니다.

실제로 원전 운영률은 세계 평균보다 10% 이상 앞서고, 고장의 징후를 뜻하는 불시 정지 건수도 우리가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이은철 교수 / 서울대 원자력핵공학과

“불시정지 건수 의미. 이런 부분이 작용했다.”

이 과정에서 UAE 원전 수주는 프랑스와 한국의 맞대결로 좁혀졌습니다.

기술력의 대결이 아닌 본격적인 국가 대항전이 펼쳐지면서 피말리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장동원 / 한전 원자력사업처 부장

“올림픽처럼 입찰-3파전 압축 고비. 내심 불안했던 것도 사실”

양국 정부의 외교력이 본격적으로 발휘된 건 이때부터.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5월 아랍에미리트를 찾자 이에 뒤질세라 정부도 한승수 전 총리를 파견했습니다.

마지막 한 달, 한승수 전 총리를 단장으로 외교부와 국방부 장관으로 구성된 대규모 특사단까지 보내 군사교류와 광범위한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대통령도 직접,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11월 프랑스로 무게추가 기울자 이 대통령은 원전 사업을 총괄하는 모하메드 왕세자와 수차례 통화를 갖고 자원협력에 이어 형제국으로 교류협력을 확대해가지고 제안하며 설득작업을 벌였습니다.

결국 지난 19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기후변화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던 중 모하메드 왕세자로부터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달라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그리고 12월27일, 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 정상과 막판 외교를 벌이며 엎치락뒤치락하던 원전 수주를 확정지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수주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던 긴박했던 과정인데요.

우리가 원전을 건설 운영한지 30년이 조금 넘었는데,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군요.

그렇습니다. 

이번 수주전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31년 동안 수입에 의존했던 우리나라는 원전 수출국이 됐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설계부터 가동까지 한꺼번에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일본이었는데, 이번에 우리가 여섯 번째 국가가 됐습니다.

특히 이번 아랍에미리트 사업은 대형 원전이라, 상당한 수익이 기대되고 있죠.

그렇습니다.

수익도 상당하지만, 앞으로 기대되는 효과도 적지 않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세계 여섯 번째로 원전을 수출하는 기적을 만들어낸 우리나라, 하지만 본격적인 게임은 이제부터입니다.

한전 컨소시엄은 2011년부터 이역만리 땅 위에 140만 KW급 한국형 원전 4기를 건설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당장 다음달이면 선발대가 파견돼, 실무작업에 착수합니다.

핵심 설비인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제작을 맡는 두산 중공업 역시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공장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고리원전 1호기부터 우리의 초기 원전을 건설한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하청업체로 불러들였습니다.

한국형 원전 수출로 우리 기업들이 얻는 이익은 상당합니다.

발전소 건설에 따른 수주액만 약 22조원, 여기에 원전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원전 정비와 운영지원으로 약 22조원에 달하는 추가 수입도 예상됩니다.

이재환 이사장 /한국원자력문화재단

“200억불 중형자동차 100만대...”

일자리 창출 효과도 커서, 건설 기간 10년 동안 11만 명의 신규 고용이 추산됩니다.

하지만 더 큰 성과는 기후변화에 따라 중요성이 커지는 세계 원전시장에서 수출 길을 텄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다음달 원전 관련 종합 지원 대책을 발표합니다.

수출국 맞춤형 지원이나 전문 기술인력 양성 등 지원체계를 대폭 확대해, 원자력을 수출주력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입니다.

네,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을 확정한 12월 27일을 원자력의 날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데요.

국내 원전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더욱 중요할 것 같은데요.

어떤 과제들이 남아있습니까.

우선 핵심 기술의 국산화와 체계적인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습니다.

또 대형 원자로 뿐 아니라 틈새시장 공략도 필요한데요.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 원전을 비롯해서 차세대 원전 개발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겠습니다.

정부는 반도체와 자동차처럼 원자력도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인데,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승전보를 울리길 바라봅니다.

이정연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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