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살자 대부분이 사망 전에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가족들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리부검을 통한 통계가 나왔는데요.
임상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사내용]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자살 사망자 1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3.4%가 숨지기 전 언어와 행동, 정서적 변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고 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죽음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거나 사후세계를 동경하는 표현을 하고 자살 방법에 대해 물었는데 모두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경고 신호입니다.
다량의 현금을 인출해 가족에게 전달하는 것과 같은 주변 정리와 평소에 하지 않던 고마움이나 미안함 표현,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와 무기력, 대인기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유가족의 81%는 이러한 경고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신명자 / 유가족
"우리 신랑이 절대 셀카를 안 찍거든요. 남편이 느닷없이 카메라를 꺼내서 셀카를 찍는 거예요. 나중에 유서를 보니까 자기 셀카을 영정 사진으로 하라고 적어놨더라고요."
또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을 앓았지만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은 비율은 15%에 불과했습니다.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자살에 이른 경우가 많은 겁니다.
인터뷰> 백종우 / 중앙심리부검센터 부센터장
"우울증의 유병률이 서구보다 높진 않습니다. 하지만 심리부검 결과를 보면 치료율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치료만 잘 됐어도 하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자살자 4명 중 1명은 본인이, 2명 중 1명은 가족이 평소 술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어 음주와 자살의 관련성도 깊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0만 명 당 약 29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
보건복지부는 이번 심리부검 결과를 토대로 자살 예방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 조기 발견과 치료 활성화 방안을 담은 종합대책을 다음 달 중 마련할 계획입니다.
KTV 임상재입니다.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