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에 중장년이 돼서 결혼식을 한 번 더 올리는, 이른바 '리마인드 웨딩'이 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결혼 30주년을 맞은 부부를 위한 색다른 행사가 프로야구장에서 열렸습니다.
김민영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사내용]
군데군데 난 희끗한 머리, 세월의 흐름과 함께 자리잡은 눈가 주름, 20대 때 결혼식 모습과는 완전 다르지만 오늘은 엄마, 아빠가 아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랑신부입니다.
다소 긴장한 모습이지만 지난 30년간 함께 해온 부부의 믿음으로 두 손을 꼭 잡고 서로를 의지합니다.
야구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리마인드 웨딩' 결혼식, 2만 관중의 떠나갈듯한 축하 박수로 시작됐습니다.
그라운드 전광판에 영상이 나오자 그동안 함께했던 시간이 떠오르는 듯 부부의 눈에는 만감이 교차합니다.
인터뷰> 지건호(60), 정옥자(56) / 울산시 울주군
"너무 기쁘고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롯데구단에 감사드리고 우리 며느리에게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사랑한다."
서로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고. 부케는 며느리가 받습니다.
인터뷰> 김미진 (예비 며느리) / 부산시 해운대구
"제가 올해 결혼 날을 잡았는데 아버님, 어머님 결혼 30주년이 됐거든요. 조금 특별하게 선물해드리고 싶었고 아버님 집이 물난리가 나 사진이 다 사라져서 의미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어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신청하게 됐습니다."
부산의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이색적인 '리마인드 웨딩' 행사,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가 야구팬 부부를 위해 두번째 결혼식을 마련해 준 겁니다.
이번 행사에 앞서 롯데자이언츠는 SNS를 통해 저마다의 사연을 신청받았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나 특별한 기념일을 맞은 부부가 대상입니다.
이 가운데 30년 전 결혼했지만 물난리로 집 안의 사진을 모두 잃어버린 부부가 예비 며느리의 신청으로 다시 한번 결혼식을 올린 겁니다.
인터뷰> 오동락 홍보담당 / 롯데자이언츠
"저희 야구장에 오시는 분들 중에 나이가 꽤 있으신 노부부, 중년부부들도 같이 오시거든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우리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해서 추억을 남겨드릴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리마인드 웨딩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뜻깊은 결혼식을 지켜본 관중들, 너도나도 축하의 말을 남깁니다.
인터뷰>김옥진 / 부산시 금정구
"너무 행복해 보이고 너무 좋았어요. 저도 비슷한 세대인데 결혼한 지 33년 됐거든요. 30주년에 못했으니까 우리는 40주년 되면 할 수 있으려나? 부러워요.“
결혼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다양한 연령대의 부부가 다시 한 번 결혼식을 올리는 '리마인드 웨딩', 야구장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이색 장면은 특별한 기억으로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
현장멘트> 김민영 동아대
"처음 다짐했던 사랑의 약속과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리마인드 웨딩,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김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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