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돌이나 화강암 같은 자연친화적 소재라 보기에는 좋지만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습니다.
자칫 미끄러져 다칠 수도 있는 자연석 디딤바닥의 불편한 진실, 홍승철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대구의 한 강둑 계단,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가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있습니다.
바닥에 보기 좋게 둥글둥글한 호박돌이 깔려 있지만 할머니 표정은 왠지 어둡습니다.
인터뷰> 김말년 / 대구시 동구
“올라가기도 힘들고 돌이어서 지팡이도 미끄러워 잘 딛지도 못하고...”
울퉁불퉁한 계단 바닥을 밟을때마다 미끄러져 넘어지지나 않을까 걱정된다며 시민들은 볼멘 목소리를 냅니다.
이러다보니 아예 두손과 두발로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노인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강분희 / 대구시 수성구
“왜 네 발로 왔어요?”
“(바닥이 울퉁불퉁해) 네 발로 올라가는 게 훨씬 편해..”
특히 비가 내리는 날에는 바닥이 더 미끄러워져 넘어질 위험이 큽니다.
인터뷰> 김석용 / 대구시 동구
“왜 이렇게 울퉁불퉁하게 한 것인지 모르겠어요. 비가 오면 더 위험합니다. 모양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위험하게 해놔서 잘 좀 고쳐줬으면 좋겠습니다.”
한 아파트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자연미를 살린다는 취지로 보행로 바닥에 화강암을 깔아놨지만 울퉁불퉁한게 문제입니다.
유모차는 물론 노인보행기와 자전거는 다니기가 힘듭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다 걸려 넘어질뻔한 적이 많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최유진 / 대구시 동구
“애들한테는 항상 이쪽으로 갈 때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지만 애들이 말을 잘 안 듣잖아요. 그래서 잔디나 흙을 깔면 환경친화적이고 미관상으로도 예뻐보이고 해서 참 좋을 것 같거든요.”
관할 구청은 이 같은 실정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인터뷰> 홍만표 / 대구 동구청 공원녹지과
“화강석이나 일반 자연석 통석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노약자들이 많이 다니는 곳은 정형화된 계단이 바람직한 것 같고요.”
관계 당국에서조차 자연석을 깔아놓은 디딤바닥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도시 곳곳에 깔아놓은 자연석 미관이 먼저냐, 안전이 먼저냐 논란을 빚고 있는데요.
노약자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골칫거리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한 번쯤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
국민리포트 홍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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