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메뉴바로가기

배너 닫기
비상진료에 따른 병·의원 이용안내 페이지로 바로가기 의대 증원 필요성과 의사 집단행동 관련 영상보기
본문

KTV 국민방송

주민들이 직접 꾸민 '마을 이야기' 전시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주민들이 직접 꾸민 '마을 이야기' 전시

등록일 : 2022.06.15

노소정 앵커>
예전에는 '이웃 사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손도손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살았는데요.
마을마다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그런 정겨운 모습이 흔치 않은 요즘, 광주에서 잊혀져가는 마을 풍경과 이야기를 모으고 직접 전시까지 연 주민들이 있습니다.
임보현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임보현 국민기자>
(푸른마을공동체센터 / 광주시 동구)
광주의 한 공공기관 건물.
비어있는 1층 공간에서 전시를 열기 위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종이를 오리거나 자르고 테이프로 붙이는 사람들, 다름 아닌 이곳 마을 주민들인데요.
벽에 붙일 '마을 지도'를 만드는 중입니다.

현장음>
"이거 잘 안 붙어요."
"그래? 그럼 양면테이프로 한번 붙여볼까?"

잊혀져가는 마을 이야기를 전시로 보여주기 위해 참여한 주민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쉽지 않지만, 의미 있는 일이다 보니 힘든 줄 모릅니다.

인터뷰> 이미연 / 마을 이야기 전시 준비 주민
“이용했던 공간을 제가 기록해 볼 수 있다는 게 개인으로서 정말 영광인 것 같습니다.”

기획부터 설치 작업까지 5주간의 준비 끝에 전시가 시작된 날.
준비작업에 참여한 주민들과 관람객들로 북적입니다.
한쪽 벽면에 설치한 마을 지도가 눈길을 끄는데요.
검은색 테이프로 길을 만들고 재활용 상자를 오려 붙여 집과 건물을 표현했습니다.
특별한 추억이 어려있는 곳은 글과 함께 사진이 붙어있는데요.
30년이 넘은 세탁소부터 대를 이어 운영되는 동네 맛집까지 다양합니다.
관람객들은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쓴 뒤 마을 지도 옆에 붙이며 추억을 공유합니다.

현장음>
"여기가 옛날에는 카페 자리였구나."

인터뷰> 황건식 / 광주시 동구
“주민들 스스로 사진을 게재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광주시 동구)

이번 전시는 광주시 동구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전시 기획과 준비 작업을 지도한 교육 프로그램의 결과물인데요.

인터뷰> 주명옥 / 광주시 동구 도시재생지원센터 재생기획팀장
“산수동과 삶터에서 얻었던 추억이나 이야기들을 전시로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그 과정을 통해서 마을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훨씬 더 높아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을 곳곳을 담은 정겨운 사진 30여 점도 선보였는데요.
오랜 시간 초등학교 앞을 지켜온 문구점,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작은 가게, 70년대부터 있었던 시장 골목, 대부분 주민이 집에 있던 사진첩을 뒤져 내놓은 것입니다.

현장음>
"예전에 여기 학교 다닐 때 많이 지나다녔는데, 이곳에 지금은 아파트가 생겼잖아."

인터뷰> 조영숙 / 광주시 동구
“동사무소 앞에 있는 슈퍼 같은 곳이 전에도 있었는데 지금도 있다는 게 정말 새로웠어요. 아이들에게도 (우리 마을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 공간들이 너무 좋아요.”

전시를 준비한 주민이 직접 해설사를 맡아 사진을 설명해 주기도 하는데요.

현장음>
"호남아파트가 10월까지 집을 비우고 11월부터 철거합니다."

주민이 썼던 자개농과 자수 이불 등 옛 생활 물건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데요.
난생처음 전시에 도전해 본 주민들은 뿌듯함을 느낍니다.

인터뷰> 우미라 / 전시 준비 참여 주민
“산수 2동에 대한 깊은 이야기가 매우 많거든요. 우리가 기획했으니까 정말 자랑스럽고 뿌듯해요.”

인터뷰> 오금희 / 전시 준비 참여 주민
“우리가 하나씩 하나씩 하니까 마을에 대한 애정도 더 생기는 것 같고...”

이번 전시 준비에 참여한 주민은 30대 전업주부부터 70대 어르신까지 모두 20여 명, 세대를 뛰어넘어 하나가 돼 이뤄낸 이번 뜻깊은 전시는 이달 말까지 계속됩니다.
점차 사라져가는 마을의 모습을 주민들이 다양하게 만들어낸 특별한 전시.
마을 구성원은 물론 주위 사람들 모두가 공감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임보현입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