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인데요.
과거 부산지역의 독립운동을 재조명하는 특별한 전시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항일운동에 앞장선 지역 불교계와 독립운동가의 유물을 선보인 전시 현장을 박혜란 국민기자가 소개합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장소: 범어사 / 부산시 금정구)
부산 금정산 기슭에 자리 잡은 범어사,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과거 일제 침략에 맞서 자주독립을 위해 앞장선 범어사, 그 발자취를 이 사찰에 있는 성보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정오 스님 / 범어사 주지
"나라가 어려울 때는 늘 범어사가 앞장서는 그런 호국사찰 역할을 앞으로 해나가겠습니다."
특히 범어사 오성월 스님은 1906년 초등학교 과정인 명정학교, 1916년에는 중등학교 과정인 지방학림 등 두 개 불교학교를 사찰에 세워 인재 양성에 힘썼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범어사가 설립한 명정학교 학생들이 3·1 만세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이런 이유로 일제가 명정학교를 강제 폐교해 버리기도 했습니다."
1919년 3·1 만세운동 직전 이 사찰을 찾은 만해 한용운, 명정학교 김법린, 김상헌군 두 명을 불교학생 대표로 뽑아 서울 탑골공원 만세시위를 주도하게 했습니다.
인터뷰> 최항복 / 부산시 동래구
"호국 정신이 자라나는 우리 젊은 사람들과 부산 시민들에게 널리 홍보되고 알려졌으면 하는 게 저희 바람입니다."
(부산시립박물관 / 부산시 남구)
광복 80주년을 맞아 부산시립박물관이 '부산의 독립운동과 범어사'를 주제로 마련한 특별한 전시.
전화 인터뷰> 임설희 / 부산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
"독립을 위해 싸운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맞이한 광복이 결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니 AI 인공지능으로 재현한 영상이 눈길을 끕니다.
3·1 만세운동 당시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른 김법린 학생을 새롭게 보여주는데요.
관람객인 청년이 진한 감동을 받은 듯 만세를 외칩니다.
현장음>
"대한독립 만세~"
인터뷰> 이지민 / 서울 서경대 1학년
"광복절 쯤에 이렇게 관람하니까 독립운동가가 된 것 같고 좋았습니다."
시선을 끄는 또다른 영상, 프랑스 미디어아트 작가 '장 줄리앙 푸스'가 범어사에 엿새 동안 머물러 만들어낸 예술 작품입니다.
어둠 속에서 한 스님이 계단을 밟고 올라가는 의연한 모습을 작품 속에 녹였는데요.
나라를 되찾기 위한 강한 의지를 새로운 예술로 승화시켰습니다.
인터뷰> 김말순 / 부산시 동래구
"독립운동을 위해 애쓰신 스님들의 암울했던 장면과 또 그것을 디디고 일어나서 앞으로 힘 있게 나아간다... 그런 것을 다 함축시켜 놓은 것 같아요."
범어사에서 모은 자금을 임시정부에 전달했던 오성월 스님의 영정, 불교계 독립운동의 선구자 모습을 만나볼 수 있고, 평소에 썼던 안경과 가방 등 유물도 볼 수 있습니다.
방학을 보내는 어린 자녀와 함께 온 관람객은 산교육이 됐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권봉주 / 부산시 기장군
"여기에 딸과 와서 스님들이 이렇게 많은 노력을 하셨다는 것도 알게 되어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1919년,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승려연합회가 발표한 '대한승려연합회 선언서'.
불교계를 대표한 승려 12분이 일본의 통치를 배척하고 대한민국의 독립을 주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현장음>
"군자금을 모으는데 이렇게 (선언서를) 딱 내놓으면 여기 12분의 성함이 있어요, 그러면 이것을 보고 협조를 많이 해주는데..."
불교계의 독립선언서로 국한문, 그리고 한문, 영문 등 세 가지로 작성했는데요.
인터뷰> 권지은 / 부산 해빛초 4학년
"스님들은 독립운동가를 안 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많이 도와줬다는 것을 깨닫고 많이 놀랐어요."
만해 한용운의 필첩도 보입니다.
가로 12.3cm, 세로 18.2cm 크기의 한자로 써 내려간 글에는 '부처님의 빛이 나의 마음에 가득히 비치도다' 라는 뜻을 담았는데요.
시대의 어둠을 밝히고자 했던 스님의 숭고한 정신세계가 담겨 있습니다.
3·1 만세운동에 참여한 민족대표 33인 중의 한 분인 백용성 스님의 영정, 만해 한용운과 함께 독립운동에 앞장선 대표적인 불교계 인사 중 한 분입니다.
인터뷰> 박효순 / 부산시립박물관 안내 해설 자원봉사자
"이번 전시를 통해서 범어사 스님들의 정말 투철한 민족정신을 많이 느꼈고요. 앞으로도 더욱 범어사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그런 희망이 생겼습니다."
부산 출신의 독립운동가도 관련 자료와 함께 만나볼 수 있는데요.
1932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파리에 파견했던 서영해 기자에게 보낸 전보,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 홍커우공원에서 열린 일제 전승 기념식장에 폭탄을 던져 큰 타격을 줬다며, 전 세계에 이 소식을 알리도록 했습니다.
중국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한흥교 선생의 유물인 명주로 만든 태극기, 1927년 부친의 부고 소식에 귀국을 결심하면서 중국에 남은 아들에게 건네주었던 것입니다.
인터뷰> 이호준 / 서울과학기술대 2학년
"부산에 처음 여행을 오게 됐는데 여기서 부산과 스님분들의 독립운동, 이런 것들을 처음 볼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광복절인 오는 8월 15일까지 계속됩니다.
(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박혜란 국민기자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인데요. 부산 지역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나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알게 되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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