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시중은행이 부동산 담보대출의 핵심 조건인 담보인정비율을 공유하며 경쟁을 제한해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 행위를 한 이들 은행에 과징금 2천 720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보도에 이리나 기자입니다.
이리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담합 행위를 적발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부동산 담보대출의 핵심 조건인 담보인정비율, LTV입니다.
담보인정비율은 대출 가능 금액과 금리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은행 간 경쟁의 핵심 지표로 꼽힙니다.
공정위 조사결과 4개 은행은 2년여간 최소 수백 건에서 많게는 7천 건이 넘는 LTV 정보를 교환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담당 실무자들이 직접 만나 관련 정보를 문서로 공유했고, 법 위반 가능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문서를 파기하거나 기록을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은밀하게 이뤄졌습니다.
녹취> 문재호 /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
"정보교환이 중단 없이 계속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은행별 정보교환 담당자, 정보교환 방법 등을 정리해 전·후임자 사이에 인수인계까지 하며..."
이를 통해 다른 은행보다 비율이 높으면 위험 부담을 이유로 낮추고, 반대로 낮으면 고객 이탈을 우려해 다시 높이는 방식이 반복됐습니다.
그 결과 4개 은행의 LTV는 장기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4개 은행의 평균 LTV는 정보 교환에 참여하지 은행보다 7.5%p 낮았습니다.
녹취> 문재호 /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
"각 은행들은 경쟁 은행의 영업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중요한 거래 조건인 담보인정비율을 통한 경쟁을 회피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4대 은행들의 담보인정비율이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돼 차주들의 거래은행 선택권이 제한됐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이에 부동산 대출 관련 담보인정비율 정보 교환을 담합으로 규정하고, 총 2천7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신설된 정보교환 담합 규정이 실제로 적용된 첫 사례입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중요 거래 조건에 대한 정보 교환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는 제재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편집: 최은석 / 영상그래픽: 손윤지)
KTV 이리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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