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기세는 다소 누그러들었지만, 남부지방의 가뭄은 여전합니다.
경남에서는 두 달째 제한급수가 이어지고, 농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김유리 기자>
(장소: 경남 밀양시 남산마을)
고무통에 받아둔 물을 떠 손을 씻고, 화장실에서도 물을 직접 퍼 내립니다.
주방부터 화장실까지 집안 곳곳에는 물을 채운 통이 놓여 있습니다.
낮에만 물이 나오는 '제한급수'가 두 달째 이어지면서 쓸 물을 미리 받아두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지대가 높은 이 마을은 지하수를 끌어올려 공동으로 사용하는데, 계속된 가뭄에 지하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홍판자 / 경남 밀양시 남산마을 주민
"부엌에 (물을) 가득 받아놨어요. 받아놓고 그거 쓰고... 밤에 (물이) 안 나올 때 그때 화장실이 제일 불편하고, 늦게 씻으려 하면 그것도 불편하고..."
당장 마실 물조차 빠듯합니다.
주민들은 시에서 지원받은 생수로 식수를 해결합니다.
녹취> 조ㅇㅇ / 경남 밀양시 남산마을 주민
"시에서 갖다주는 물을 먹고 있어요. (만일) 시에서 안 갖다주면 좀 곤란하죠. 받아놓은 물 저것도 먹고 그래요."
농사에 쓸 물을 대는 저수지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김유리 기자 dbqls7@korea.kr
“저수지 수위가 크게 낮아져 바닥 곳곳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물이 빠진 자리는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졌습니다.”
이곳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주민도 올해 같은 가뭄은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이선동 / 경남 밀양시 남산마을 이장
"지금 (저수율이) 10%대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심각 수준이 아니고 아예 마비 상태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심해 본 적이 없다 보니까..."
물 부족은 농작물에도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잎은 축 처진 채 오그라들었고, 열매는 제대로 여물지 못했습니다.
김유리 기자 dbqls7@korea.kr
"한창 자라야 할 감이 수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변색되고 쪼그라들었습니다. 정상적인 감에 비해 크기도 확연히 작습니다."
상품성을 잃은 과일이 늘면서 농가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이선동 / 경남 밀양시 남산마을 이장
"가뭄으로 1년 농사를 망친 거죠. 어쩔 수 없어...방법이 없잖아요. 물을 퍼올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이제는 비가 와도 정상적인 작물이 안 된다는 거죠."
가뭄 피해가 확산하자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특히 물 부족이 심각한 경남 지역에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됐습니다.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대원 400명을 투입해 가뭄 피해 지역에 농업, 생활용수 공급을 지원합니다.
또 16개 시·도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250억 원도 추가 지원합니다.
이번 지원금은 대체 수원 확보와 저수지 준설 등 가뭄 대책 마련에 집중 투입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홍성훈, 황현록 / 영상편집: 김예준)
KTV 김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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