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점모시나비와 애기뿔소똥구리. 바로 멸종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의 토종 곤충들입니다. 이런 곤충들의 복원에 앞장서고 있는 생태연구소가 있습니다.
서식지의 모습까지 그대로 갖춰져 있어서 살아 있는 자연도 체험할 수 있는 곳, 홀로세 생태연구소를 살펴봅니다.
강원도 횡성군 하대리에 자리한 산골짜기 마을. 매끈하게 포장된 아스팔트 길을 뒤로하고 푸른 숲이 우거진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눈 앞에 별세계가 펼쳐집니다.
2만 여 평의 땅에 각종 풀과 나무, 곤충들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존돼 있는 홀로세 생태연구소.
1300여 종류, 3만여 마리 곤충의 소중한 보금자리입니다.
나비들이 자유롭게 생태계를 이루며 살고 있는 UFO 나비집을 찾아가면 하얀 날개들의 단아한 날갯짓이 반깁니다.
한 켠에서 잎사귀를 갉아먹고 있는 애벌레는 곧 두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오를 꿈을 꿉니다.
멸종 위기에 처해 평소에는 책에서만 볼 수 있었던 곤충도 이곳에서는 생생한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곤충이라면 징그럽다고만 느꼈던 이들도 여기선 금세 친구가 됩니다.
각종 토종식물이 자라는 연못과 식물 생태관까지.
이처럼 원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이곳은 지난해 9월 환경부가 지정한 `서식지외 보전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서식지외 보전이란 복원이 필요한 생물을 시설에서 증식시키고 이를 다시 야생에 재방사해 적응 시키는 것으로, 곤충을 대상으로 한 서식지외 보전기관은 세계 최초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애기뿔소똥구리와 붉은점모시나비 복원에 큰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최적의 서식 환경이 갖춰진 시설에서 산란된 붉은모시점나비의 알 속에선 작은 생명들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애기뿔소똥구리는 자연 산란율을 2~3배 정도 높일 수 있는 이른바 `보충산란` 방법으로 2003년 10쌍에서 현재 92쌍까지 늘었습니다.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에 열리는 자연학습 프로그램은 도감에서만 보던 갖가지 곤충을 직접 만지고 채집도 하며 온몸으로 자연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횝니다.
10년 전, 그저 곤충이 좋아 맨손으로 홀로세 연구소를 세우기 시작한 이강운 소장.
각고의 노력으로 이곳을 국내 최대의 곤충 생태연구소로 만들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말합니다.
단 한 종의 멸종 위기 곤충도 없이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살아갈 그 날을 꿈꾸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