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관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보는 경제 돋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면서 세계경제가 들썩거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유가 급등의 원인과 배경, 그리고 대응책을 살펴봅니다.
이해림 기자>
Q1> 뉴욕 현지시각으로 26일이었죠?
국제유가가 종가 기준으로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지 않았습니까.
이러다 3차 오일쇼크가 오지 않겠느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A1> 네. 우리나라는 원유를 전량 수입해서 쓰고 있기 때문에 유가 상황에 특히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요, 당장 원유를 제품원료로 사용하는 석유화학산업이나 운송, 물류, 항공과 해운 산업은 고유가의 충격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유가 급등의 여파가 우리 경제 전반에 파급되지는 않았지만, 몇몇 지표를 보면 그 여파가 감지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대표적으로 오늘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경상수지를 보면, 외환위기 발생 이전인 1997년 이후 11년만에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원유 수입 비용이 크게 늘어나다 보니, 수출이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한다고 해도 적자를 피할 수가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한 민간연구소에서는 두바이유 가격이 연평균 10% 올라가면 경제 성장률이 0.35%포인트 내려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Q2> 네, 상황이 만만치가 않은데요, 그런데 국제유가는 다른 생산품과는 가격이 결정되는 과정이 좀 다르다고요?
A2> 네, 유가 급등의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서 먼저 국제유가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WTI, 즉 서부텍사스 중질유의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결정이 되는데요, 이 WTI의 가격은 자체적인 수요와 공급보다는 미국의 금리나 실업률, 환율, 석유수출국기구의 생산량 변화, 산유국의 정세를 포함해, 심지어 날씨에까지 영향을 받게 됩니다.
만일 한파가 올 것이란 예보가 나왔다고 하면, 난방을 위해 원유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그 즉시 유가는 강세를 보이게 되는 거죠.
Q3> 그렇군요. 과거에 오일쇼크를 돌이켜보면, 공급을 인위적으로 줄인 것이 원인이 됐었는데요, 이번 유가 급등의 원인을 한번 분석해볼까요?
A3> 네, 말씀하신 대로 과거엔 원유 가격 결정의 주체가 산유국이었다면, 이번의 경우엔 시장이 유가 급등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은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신흥개발국의 원유 수요가 급증한 것이 한 요인이겠고요, 과거에 비해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생산 비용이 급등한 것도 유가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여기에 이란 핵문제로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잦은 테러 발생 등 중동지역의 정정 불안도 유가 상승에 한 몫을 했습니다.
Q4>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할텐데요, 이같은 고유가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A4> 일단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한국은행도 장기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과 인도가 올해도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유 수요는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이고, 기술개발로 인한 생산원가 절감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Q5> 그렇다면 정부 정책도 고유가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맞춰져야 할텐데요, 어떤 대응책이 준비되고 있나요.
A5> 오늘 정부가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세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요, 한시적으로 탄력세율을 조정하면 전체 유류세가 1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엇보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성화해서 고유가에 대한 내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근에 중동의 쿠르드 지역으로부터 10억 배럴의 유전을 확보하는 등 새정부가 자원외교에 힘을 기울이는 것도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것입니다.
이 밖에도 한은은 고유가의 장기화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는
두 가지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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