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극심한 열대야로 잠 못이루는 밤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한강변을 따라 밤새도록 걸으면서 더위도 식히고 아름다운 야경도 즐기는 이색 걷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시민 만 명이 참여하는 성황을 이뤘는데요. 전혜영 국민기자가 15킬로미터 구간을 직접 걸어봤습니다
전혜영 국민기자>
밤 12시, 열대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모인 여의도 한강공원. 한강 밤샘 걷기 행사에 앞서 축하 공연이 펼쳐집니다.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마 녹지마~”
드디어 출발 시간.
“셋 둘 하나. 출발~”
걷는 구간은 15km와 25km, 45km 세 가지.
취재기자인 저도 15km 걷기에 나섰는데요.
참가자는 모두 만 명. 친구부터 연인 그리고 가족까지 다양합니다.
인터뷰> 박민규 / 경기도 화성시
“날씨도 덥고 그런데 뛰는 건 좀 무리가 있을 것 같고 같이 그냥 걸을 수 있으면 재밌을 것 같아서 (참여했어요)”
지금 시각은 새벽 1시.
저도 참가자들과 함께 한강변을 걷고 있는데요.
살랑살랑 강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강변 야경을 보는 맛에 더위가 싹 가시는 듯한 느낌입니다.
유유히 지나는 유람선을 보면서 또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야경을 감상하면서, 참가자들은 시원한 강바람에 더위를 식히며 걷고 또 걸었습니다.
“아 시원해~”
한강 다리 위를 걷던 참가자들은 강물이 연출하는 야경에 감탄합니다.
인터뷰> 강혜원 / 서울시 동작구
“정말 예쁜 것 같아요. 물에 비친 게 진짜 예뻐서 사진도 많이 찍었어요.”
하지만 한강 변에 아파트가 병풍처럼 서 있다 보니 주로 보이는 야경이 아파트 불빛, 유럽 같은 멋진 강변 야경이 아쉽기만 합니다.
인터뷰> 안솜이 / 인천시 서구
“한강에 나와서 걸으니까 시원하고 좋은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강변에 아파트가 많이 있어서 자연경관을 조금 해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 같아요.”
다섯 시간을 걸어 목적지에 도착.
참가자들이 기념 메달을 받고 기뻐합니다.
“저희 메달 땄어요!”
요가 프로그램과 함께 여운을 즐기고, “천천히 마지막 한 카운트~” 다양한 푸드 트럭에서 허기를 채우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훈민 / 경기도 용인시
“25km 하니까 다섯 시간 정도 되더라고요. 그 시간 동안 같이 걸으면서 고통과 행복도 나누고 오랜 시간 동안 진지한 대화도 나눌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어둠이 걷히기 시작한 한강의 풍경화에 참가자들은 잠시 푹 빠져보기도 합니다.
지금 시각은 오전 5시. 아침해가 서서히 떠오르고 있는데요.
여명이 트일 때까지 밤새 한강변을 걷고 또 걸은 시민들.
뜨거운 열대야보다 더 뜨거운 도전과 열정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국민리포트 전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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