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들에서 한미 FTA 체결을 반대하는 논거로 나프타 체결 이후의 멕시코를 연이어 제시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경제가 나프타로 인해 나빠졌다는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는 멕시코 현지의 목소리를 담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미 fta 체결의 반대 논거로 멕시코의 나프타가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22부터 일주일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멕시코 현지 4개 주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나프타가 체결된 후 각 주의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심층 면접한 설문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설문 대상이 된 주는 바하칼리포르니아노르테와 과나후아토, 시날로아, 치아파스 등 4개 주.
나프타 이후 피해를 본 집단과 이익을 본 집단이 집중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진 지역들입니다.
지난 해 무역규모 250억 달러로 멕시코의 두번째 대미무역주인 바하칼리포르니아 노르테는 나프타 이후 주 경제가 국경무역에 의해 결정되면서 하루 3천대의 화물트럭이 국경을 통과하는, 멕시코 총 무역 수송의 20%를 차지하는 지역입니다.
주 정부 관계자는 장기간의 보호주의로 안주했던 기업들이 나프타 직후 도산하기도 했지만,대부분 기업들은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자생력을 키웠다고 설문에서 답했습니다.
아울러 관세 인하로 멕시코가 미국의 제2 교역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과 외국인투자 증대, 고용창출 등을 나프타 등 시장개방의 긍정적인 효과로 평가했습니다.
또 최근 멕시코 경제성장 둔화의 원인 중 하나가 1985년 이후 무역자유화, 특히 나프타라는 견해에 대해서는FTA 때문이라기보다는,정권교체 과정에서 경제적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여소야대 정국에서의 경제정책 부재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나프타 이전 주요 경공업 지역이었지만 시장개방 후 개방정책의 대표적 희생지역으로 알려진 과나후아토 주.
양극화에 희생된 지역이라는 평판에 대해 주 관계자는 이제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GM과 같은 자동차 관련 산업과 다국적 기업들이 진출하면서 최근 FTA의 수혜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과나후아토 주는 최근 10년간 경제성장률이 평균적으로 국내 전체보다 높았고 공식부문의 고용증가율도 연간 만5천명 정도로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지난 해 기준으로 수출은 94년 이후 5배 이상 증가했고 30여년 간 보호주의정책으로 안주했던 신발 섬유 봉제 등 경공업 분야가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겪긴 했지만 자본확충과 독자 디자인 개발에 힘썼던 분야들은 세계화 추세에도 살아남아 미국과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기도 했다고 주 정부 관계자는 답했습니다.
나프타 이후 다른 북부 주들과 함께 농업 수출이 크게 신장돼 시장개방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는 시날로아 주는 1998년만 해도 68%를 농축산업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2004년에는 제조업이 40%, 농축산업이 51%로 수출구조가 바뀌었습니다.
이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대만과 일본 미국 등 외국의 투자가 뒷받침돼 있었습니다.
농업 뿐 아니라 제조업 분야 증대라는 변화된 경제구조로 지난 해 3.7%에 이어 올해 5.1%의 성장이 예상되면서 시아놀라는 멕시코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을 기록하는 주가 될 전망입니다.
전통적으로 1차 산업 중심의 경제인 데다 1995년 나프타 발효와 동시에 농민들이 중심이 된 무장봉기가 발생해 대외적으로 최악의 농촌으로 알려졌던 치아파스.
주 정부 관계자는 치아파스의 경제 변화는 FTA와는 별반 관계가 없었다고 평가하면서 최근 농업에서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고 있고 사회간접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나프타 등 무역자유화로 북부지역은 혜택을 받았지만 치아파스를 비롯한 남부지역 소규모 농업은 혜택에서 소외돼 격차가 심화됐다는 평가에 대해 이는 이농이나 비경쟁분야의 자연적인 퇴출 등 농촌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하면서 최근 그 공백을 자본과 기술력을 갖출 농산업 분야가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현지 설문의 결과는 멕시코의 구조적 문제로 야기된 부정적 측면을 나프타의 결과인 양 부각시키기보다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한미 FTA의 긍정적 측면을 최대화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