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봐선 잘 표가 나지 않는 초기 임산부들도 전용좌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나눠주는 가방고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방고리를 달고 지하철을 타도 자리를 양보 받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은데요.
최근엔 임산부가 타면 배려석에 불이 들어오게 한 '핑크라이트' 캠페인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천소담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서울에서 운행되는 한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이 있지만 일반 시민들이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평소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임산부 배려석과 관련된 민원이 끊이질 않습니다.
지난해 서울도시철도공사 홈페이지에 접수된 임산부 배려석 관련 민원은 115건이나 됩니다.
전화 인터뷰> 박석승 팀장 / 서울도시철도공사 문화홍보팀
“시민들이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달라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정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 2010년부터 겉으로 표시가 잘 나지 않는 초기 임산부들을 위해 임산부 가방고리를 발급해줬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한 설문 조사를 보면 임산부 가방고리가 보급된 뒤 배려석을 양보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임산부는 16%에 그쳤습니다.
시민들이 임산부 가방고리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서울 시내 거리와 지하철 환승구간에서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시민들에게 물어본 결과 임산부 가방고리를 잘 모른다는 시민이 이처럼 절반을 넘어 안다는 시민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취재진이 직접 임산부 가방고리를 달고 좌석을 양보해주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세 정거장이 지날 때까지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시민이 자리를 비켜주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선희 임산부 / 경기 김포시
“착용한다고 하더라도 효과를 못 느끼겠어요. 그것보다는 더 효과적인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부산시가 임산부 우대 정책으로 펼치는 핑크라이트 캠페인.
임산부가 열쇠고리 모양의 비콘을 갖고 지하철을 타면 배려석에 설치된 핑크라이트에 자동으로 불이 켜지면서 자리를 양보하도록 유도한 겁니다.
핑크라이트 캠페인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부산김해 경전철에 이어 부산지하철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임산부 가방고리를 달고 다녀도 지하철에서 음악을 듣거나 잠자는 시민이 많아 배려석을 양보받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
핑크라이트 캠페인 같은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아쉽기만한 임산부 배려문화.
저출산 문제 속에 임산부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국민리포트 천소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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