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환경단체 원전반대론자들의 침소봉대
[특별기고]원전반대론자들의 침소봉대
-석광훈씨의 ‘원전론자들의 혹세무민’에 대한 재반론
한겨레신문 ‘03. 7. 8
김경태/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
한국반핵국민행동 석광훈 정책실장이 ‘왜냐면’ 7월5일치에 기고한 ‘원전론
자들의 혹세무민’을 읽고, 현실과 다르게 표현된 부분들에 대하여 바른 답
변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석 실장은 각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저장시설의 저장능력이 충분하
여 원전수명기간 동안 저장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부지 내에 새로운 저
장시설을 건설할 경우에만 맞는 얘기이다.
그동안 원전수거물 관리센터 부지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각 발전소별
로 저장시설을 증설하고, 초고압 압축시설을 이용하여 수거물 양을 줄여 저
장능력의 부족을 메워왔지만, 이것도 발전소별로 2008~2014년 사이에 모
두 포화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원전수거물을 영구처분시설에
모아 집중관리하면, 저장시설 자체의 안전성과 관리차원에서의 안전성이
함께 좋아질 뿐 아니라 민간환경감시기구가 참여하여 안전성을 감시하기에
도 용이하다는 것은 외국의 사례들로 입증된바 있다.
둘째, 선진국들의 원전수거물 관리사업이 실패하고 있다는 주장은 일부 고
준위폐기물 영구처분시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문제를 침소봉대(針
小棒大)한 경향이 짙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원전수거물 관리
센터는 중·저준위 수거물 영구처분시설과 사용 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
다.
중·저준위 영구처분시설과 사용 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의 경우, 미국, 일
본, 프랑스, 스웨덴, 독일, 핀란드 등 원전선진국들이 이미 그 안전성을 입
증하며, 성공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셋째, 고준위 수거물 저장시설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
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고준위 수거물이라 함은 핵연료 재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농축된 고방사성 수거물을 말하는데, 우리나라는 핵
연료 재처리를 하지 않고 있으므로 고준위 수거물이 발생되지 않으며, 현
재 우리나라에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고준위 수거물 처분장이 아니
라 중·저준위 수거물 영구처분시설과 사용 후 핵연료 중간 저장시설이다.
또한 사용 후 핵연료의 저장방법은 석 실장도 언급했듯이 현재 국내 원자력
발전소에서도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건식 및 습식저장방법을 사용하여 안전
하게 보관하고 있다.
원자력 관련 기술은 원자력을 이용한 전기생산뿐 아니라 의학용 동위원소
개발 등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서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우리가 이런 혜
택을 누리는 한 그 부산물로 발생하는 원전 수거물은 피할 수 없는 존재이
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원전수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려는 노력을
원자력계의 집단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대립적 시각이 아니라, 더 안전하
고 합리적인 원전수거물 관리를 위한 범국민적 지혜를 모으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