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고 좁고 어둠침침해, 안전까지 위협받던 서울의 한 골목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을 주민인 한 할머니의 노력으로, 이곳이 벽화 골목으로 조성되면서 새롭게 활기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홍희정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서울 강동구 천호3동 주택가 골목길입니다.
골목길 담벼락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부엉이의 힘찬 날개짓과 쉼터로 모여 드는 마을 주민들의 행복한 모습들을 그린 벽화들이 눈길을 끕니다.
자세히 보니 벽화의 그림들은 서로 이어지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길을 잃은 부엉이가 할머니와 주민들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마을의 지킴이가 된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는 겁니다.
길이 1.3km에 이르는 골목길에 그려진 벽화내용은 '봄이 와 할머니 바라보기' 란 마을 동화입니다.
가파르고 어둡고 볼품없던 이 골목길이 이처럼 이야기가 있는 새 골목길로 탈바꿈 한데는 이곳에서 30년간 살아온 78살의 박갑용 할머니 힘이 컸습니다.
마을 담에 동화로 벽화를 그려 골목길을 살려내겠다는 박 할머니의 노력으로 이 마을은 강동구의 '안전한 마을 조성사업'지역으로 선정되고 작년부터 지난 5월까지 마을 이야기를 담은 새 벽화 골목길로 탄생된 겁니다.
인터뷰> 박갑용 (78세) / 서울 강동구 진황도로
"이곳은 달동네라 언덕도 많고 다니기 불편하고 겨울에 미끄럽고 유모차도 소방차도 못 들어오고…(그런데 이제는) 누구한테 자랑하고 보여주고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요"
새로 단장되면서 이 골목길은 '바라봄 골목길'이란 새 이름도 얻었습니다.
인터뷰> 김유선 주무관 / 강동구청 도시디자인과
"이 지역이 강동구 내에서도 소외되고 개발에서 정체된 지역이었는데요. 박갑용 할머니께서 주민참여 예산사업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처음엔 의구심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지금 굉장히 만족해 하십니다."
골목길 곳곳에는 벽화뿐아니라 주민의 안전을 고려한 시설물들도 새로 마련돼 눈길을 끕니다.
안전거울이 설치되고 CCTV와 비상소화장비함도 새로 설치됐습니다.
또 낡은 전신주에 색을 입히고 신고 위치 번호를 달아 위급 할때 빠르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터뷰> 강인자 / 서울 강동구 진황도로
"집 앞에서 불량배들이 시끄럽게 놀고 그랬는데 길을 조성해서 그런지 아이들이 학원에서 10시,11시돼서 늦게와도 안심이 되고 환하니까, 좋은 점이 많아요"
이밖에 마을 입구도 주민쉼터로 깔끔하게 바뀌는 등 전체적인 마을 분위기가 확 바뀌면서 주민들의 표정도 밝아졌습니다.
현장음>
마을이 살아나는 것 같아.
현장멘트>
칙칙한 마을 골목길이 벽화 거리로 조성되면서 안전한 거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홍희정입니다.
촬영:장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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