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운 현실을 악용해, 취업을 미끼로 한 다단계식 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피해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이연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작년에 대학을 졸업한 A씨.
지난달 취업 사이트에서 사무직 구인광고를 보고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취업에 대한 부푼 기대도 잠시, A씨는 단 하루만에 500만원의 빚을 지게 됐습니다.
회사측에서 취업의 대가로 요구한 돈입니다.
A씨 / 다단계식 투자사기 피해자
"1,2,3차 면접이 2시간 만에 다 이뤄졌다는 게 더구나 큰 거액의 돈까지 그쪽으로 가져가고 계약서까지 다 썼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황당한 것 같고 "
당장 가진 돈이 없던 A씨는 회사측의 권유로 그 자리에서 인터넷 대출을 받았습니다.
인터넷 대출은 신용만 좋으면 본인 확인 절차 없이 휴대전화와 공인인증서만으로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결국 A씨가 작성한 것은 근로계약서가 아닌 위탁판매계약서였습니다.
사기 유형을 살펴보면 투자회사 사무보조원 채용을 가장해 구직자에게 대출을 알선하고 거액의 투자를 유도하거나, 학원 조교 구직자들에게 직급 승진을 조건으로 투자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다단계 접근 범위도 친구나 친척 등 지인에서 불특정 다수로 확대됐습니다.
이들은 주로 SNS나 취업 사이트 구인광고,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취업 준비생들에게 접근했습니다.
고병희 과장/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과
"최근 발생하고 있는 피해 사례들은 다단계식 투자사기에 가까운데 이게 전형적인 다단계 판매업체들이 합법적으로 하고 있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현행법으로는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단계 피해주의보를 발령하고, 홍보 동영상과 포스터를 제작해 예방법을 알려나가기로 했습니다.
대부분의 다단계식 투자사기는 문서 없이 이뤄집니다. 따라서 피해자들은 사진이나 녹취로 증거물을 남기면 신고할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KTV 이연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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