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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아픈 역사의 현장,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에 가다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아픈 역사의 현장,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에 가다

등록일 : 2021.09.28

김태림 앵커>
일제강점기 구룡포는 동해안 최대의 어업전진 기지였습니다.
당시 이곳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모여 살면서 일본 가옥촌이 조성됐는데요.
요즘도 일제의 흔적인 남아있는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구룡포에 홍승철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홍승철 국민기자>
호미곶과 함께 포항을 대표하는 구룡포입니다.
500m에 이르는 골목 양옆으로 단층과 2층 목조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이 살던 상점과 집입니다.
목조 가옥에 간판 역시 나무인데요.
한글이 아니라면 마치 일본 시골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가옥마다 과거에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설명이 붙어 있어 현재와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조영승 / 주민
"100년 된 가옥을 그대로 복원해서 최소한의 것만 인테리어를 해서 관광객들이 조금 더 역사적인 것을 볼 수 있도록..."

한복과 일본 전통의상 체험객들이 함께 거니는 거리와 추억의 가게로 바뀐 단층 목조 건물이 이색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삐걱거리는 좁은 나무계단을 오르자 나오는 다다미방과 문틀에 새겨진 후지산 모형은 100년의 세월을 말해 줍니다.
추억의 소품점, 카페, 옷 대여점, 서점.
여행자 숙소 등으로 꾸며진 일본 가옥은 역사와 문화가 공존합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 가게 점주
"일본 사람들이 옛날에 여기서 살다가 이제는 관광지가 돼서 사람들이 많이 놀러 와요. 여기는 구경할만한 예쁜 것이 많이 있고요. 맛있는 것도 많이 있어요. 이 거리에는 엄청 재미있는 것도 많이 있어요. 구룡포 파이팅."

어족 자원이 풍부한 구룡포 일대에는 일제강점기 1백여 채의 일본식 가옥과 상점, 병원 건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8채가 남아 일본인 가옥거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된 근대문화역사관은 일본식 건물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데요.
내부엔 100년 전 일본인들의 생활 모습들이 잘 보존돼 있습니다.
근대문화 역사거리라 이름 붙여졌던 이곳은 설문조사를 통해 2015년부터 일본인 가옥거리로 불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윤서 / 경북 구미시
"우리 역사에서는 좋지 않은 역사라서 허물자는 의견이 많았다는 거로 아는데 지금 이렇게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생각보다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옛 모습이 남아있는 일본인 가옥 거리는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데요.
인기 드라마에 나왔던 골목과 건물 앞에는 기념 촬영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이어져 있는데요.

홍승철 국민기자
"기자도 차례를 기다려 의자에 한 번 앉아봤는데요. 인기 포토존을 배경으로 어울리는 구도를 바로잡아 기다림 없이 촬영할 수 있습니다."

1944년 일본인이 만든 구룡포 공원 돌계단에도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당초 계단 양옆 120개의 돌기둥에는 구룡포항을 만드는데 기여했던 일본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해방 이후 주민들이 돌기둥에 흔적을 모두 지운 데 이어 1960년 충혼각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 후원자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습니다.
가파른 계단 끝까지 오르면 구룡포항과 동해바다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현장음>
"멋지다... 올라오길 잘했지?"
"그러게 속이 뻥 뚫리네"

홍승철 국민기자
"이곳은 어촌의 전경이 잘 나타난 특색 있는 풍광으로 국토해양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경관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일제 때 신사가 허물어진 자리에는 남아있는 구조물과 공원에 그려진 벽화와 어제와 오늘이 담긴 사진들은 구룡포의 역사를 말해줍니다.

인터뷰> 송민재 / 경남 김해시
"푸른 바다를 보니까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는 것 같고 100년 전 역사를 보러 타임머신 타고 여행 온 것 같습니다."

(촬영: 임수빈 국민기자)

빼어난 해안 경관에 과메기와 대게로 유명한 포항 구룡포가 드라마 촬영 등의 영향으로 일본인 가옥 거리까지 인기를 얻으면서 먹거리와 역사 문화가 함께하는 테마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홍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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