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앵커>
10대 뉴스를 통해 올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지난 10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갔습니다.
위성 모형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진 못했지만, 우주 강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습니다.
임소형 기자입니다.
임소형 기자>
지난 10월 21일 오후 5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를 향해 날아 올랐습니다.
현장음>
"5, 4, 3, 2, 1. 점화."
큰 폭발음을 내며 발사된 누리호는 약 2분 뒤 1단 발사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했습니다.
이어 약 4분 뒤 누리호에 탑재된 위성 모형을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을 분리했습니다.
곧 이어 2단 발사체와 위성 모형까지 분리하면서 모든 비행 절차를 정상적으로 마쳤습니다.
하지만 최종 단계에서 위성 모형를 고도 700km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습니다.
누리호 첫 발사는 성공에 근접하며 미완의 과제를 남겼습니다.
녹취> 임혜숙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독자개발 발사체의 첫 비행시험으로서 주요 발사 단계를 모두 이행하고 핵심 기술을 확보했음을 확인하는 의의를 남겼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로우주센터를 직접 찾아 누리호 첫 발사를 함께 지켜봤습니다.
문 대통령은 누리호 발사 이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는 못했지만 첫 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발사체를 고도 700km까지 올려 보낸 것에 대해 '오늘의 성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누리호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지 12년 만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됩니다."
지난 2010년 3월 개발을 시작해 12년에 걸쳐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누리호.
누리호 개발에 국내 기업 300곳이 참여했고 예산 1조 9천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누리호는 75톤급 액체엔진 4기가 묶여있는 1단을 포함해 모두 3단으로 구성됐습니다.
길이는 47.2 미터로 15층 아파트 높이와 맞먹고 무게는 200톤에 달합니다.
앞서 러시아와 공동 개발해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와 비교하면 높이와 무게 모두 향상됐습니다.
실어 나를 수 있는 위성 무게는 1.5톤으로 나로호의 15배 정도입니다.
또 최대 고도 800km까지 지구에서 훨씬 멀리 갈 수 있습니다.
누리호 첫 발사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원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조사 결과 3단 산화제탱크에 장착된 헬륨탱크 설계 미흡으로 고정장치가 풀렸기 때문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으로 3단 발사체가 분리된 뒤 비행 과정에서 산화제탱크 부력이 커지자 내부에 장착된 헬륨탱크 고정 장치가 풀렸습니다.
헬륨탱크가 하부 고정부에서 떨어져나가 계속 움직이면서 탱크 배관을 변형시켜 헬륨이 새 나갔습니다.
이후 산화제탱크에서도 균열이 생겨 산화제가 누설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로 인해 3단 엔진으로 유입되는 산화제 양이 줄어들면서 비행이 조기에 종료됐습니다.
이에 과기정통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헬륨탱크 고정 장치와 산화제탱크 구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녹취> 최환석 /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 위원장
"누리호는 국내에서 최초로 독자개발한 우주발사체로서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발사체였기에 비행상황에 대한 원인규명이 명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누리호 2차 발사는 내년 5월로 예정돼있지만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2027년까지 다섯 번에 걸쳐 누리호 발사 일정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누리호 발사를 통해 러시아와 미국, 유럽 등에 이어 10번째로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목표 궤도에 위성 모형 투입을 성공하면 7번째로 1톤 이상 위성 발사가 가능한 나라가 됩니다.
(영상취재: 안은욱 / 영상편집: 진현기)
정부는 내년부터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KPS 개발을 본격 추진하는 등 세계 우주강국으로의 도전을 멈추지 않을 방침입니다.
KTV 임소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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