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연속기획, '희망 대한민국, 문화에 길이 있다' 오늘은 그 다섯번째 시간으로 문화를 통해 건강한 다문화 사회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획된 지역 다문화프로그램 지원사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현근 기자! 전국 방방곡곡을 문화의 향기로 가득 채우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희망 대한민국 프로젝트사업에 대해 매주 짚어보고 있는데 오늘은 다문화가정을 주제로 얘길 해볼까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월부터 지역 다문화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요.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의 문화적 적응을 높이고 각 지역주민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졌는데요.
전국적으로 25개의 프로그램이 운영중입니다.
어떤 프로그램이 운영중인지 궁금한데요.
아무래도 이주민들이 한국생활과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실제 생활에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짜여져 있습니다.
이주민과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다문화 연극제와 영화제,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게 모국어와 모국 문화를 일깨워주는 동화구연, 그리고 다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인식개선프로그램 등인데요.
전국 방방곡곡에서 문화로 대한민국과 소통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취재했습니다.
홍천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낸 ucc '희망과 꿈' 이주 여성이 운전면허를 따는 데 반대하는 남편의 모습.
가부장적 남편들의 거친 말과 태도.
그리고 이를 이해 못하는 이주여성들의 불만과 탄식.
3분짜리 ucc엔 한국사회 다문화가정의 단면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창호 부소장 무지개청소년센터
“다문화가정이 그동안 이주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주변의 공동체나 가족 맥락에서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그들의 고단하고 불편한 삶을 읽을 수 있었다.”
강원도 홍천군 동면 월운리 ucc의 주인공들은 강원도 홍천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여성들.
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를 직접 제작하고 있습니다.
물론 연기를 해본적도 카메라를 만져본 적도 없지만 지난해 영화제작에 앞서 기본적인 영화제작 교육과 연기지도를 받아온 준비된 배우들입니다.
신지승 영화감독
“한국사회에서 무언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이들의 욕구를 읽었다. 영화 제작 과정에서도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도 마찬가지..”
이들은 신지승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짜고 감독과 주인공 역할을 맡아 전문가 못지않은 끼를 발산하고 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 주민들도 조연과 엑스트라에 기꺼이 동참했습니다.
유신신 중국/결혼이민자
“너무 행복해요. (배우 되는 것이) 어렸을 때 꿈인데 한국에 와서 그 꿈을 이뤘어요.”
현재 후반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금광 속의 송아지'는 고향에 다녀오고 싶은 이주여성들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상금이 걸린 ucc를 찍는 과정에서 겪는 애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영화속 내용이 현실이 되는 꿈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들이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 틈틈이 찍은 ucc가 다문화! 우정, 공감 ucc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신지승 영화감독
“촬영중 ucc공모가 있어서 급하게 만든건데 (상을 받게 됐는데)굉장히 재미있게 됐어요.”
이주여성들은 영화 시나리오처럼 상금으로 받은 백만원으로 고향에 가고 싶다는 얘기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틴 필리핀/결혼이민자
“필리핀 비행기표 사려고요. 이번엔 꼭 고향에 다녀올거에요.”
영화제작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 다문화 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고, 다음달 24일 열리는 '홍천 아시아 다문화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이미 낙점된 상태입니다.
결혼이민여성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는데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
이 벽을 뛰어넘어 이웃과 소통하기 위해 송파구 다문화가정 여성들은 무언극인 마임공연을 선택했습니다.
이경희 교육사업과장 한국문화복지협의회
“결혼이주해 온 사람들이 표현 능력이 뛰어나다. 한국에 오면 언어를 잘해야 된다는 부담이 크다. 자존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밝은 표정에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는 카렌.
의사소통이 어려워 콜라 하나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던 자신들의 서글픈 현실을 묘사한 제닐린.
이주여성 10명이 모두 나와 엉뚱 발랄한 배구 시합을 연기하는 대목에선 연기자와 관객이 하나가 됩니다.
박경진 서울 신천동
“잘하고 재미있었다. 이주여성들이 뭔가 하려는 노력이 감동이었다.”
김현규씨는 한국에 시집온 지 1년도 안된 아내의 공연이 대견했던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 했습니다.
김현규 재닐린 남편
“집에서 한 것보다 훨씬 잘했고, 그간 공연했을 때 못와서 와이프가 서운할까봐 왔다.”
이정훈 마임 연출자
“처음엔 언어가 달라 힘들었는데 마임을 통해 친해지고, 이분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 느껴..지속적으로 이런 무대가 계속 돼야 하나..”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인도네시아의 동화 띠문으마스입니다.
황금오이 띠문으마스의 모험을 그린 동화를 실감나게 연기하는 배라씨.
비록 발음은 다소 어눌하지만 연기에 몰입하는 모습만큼은 전문연기자 못지않습니다.
아이들 돌보랴, 살림하랴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배라씨는 자신이 나고 자란 인도네시아의 동화를 제대로 전해주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날 연습에 참가한 8개 나라 어머니들 역시 마찬가지.
이들은 일주일에 두 차례 틈틈이 시간을 쪼개 연습을 해왔습니다.
배라 인도네시아/결혼이민자
“인형극하면 한국어를 써야 하는데, 많이 연습해야 돼요. 발음도 연습하고, 새로운 단어도 배울 수 있어요.”
이들이 동화구연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경.
'함께 떠나는 엄마나라 동화여행'이 문화부에서 지원하는 지역 다문화 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선정된 이후부텁니다.
이야기를 선정하고 동화구연을 위한 각종 도구를 만들고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더 실감나게 동화를 전달하기 위해 이들은 구슬땀을 흘려 왔습니다.
지난 8월부터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일곱차례 가진 공연에서 그간 연습을 통해 길러온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제갈선희 대구서부도서관
“일단 재미있고, 우리나라 전래동화와 큰 차이점 없다는 것 느꼈다. 다문화가 새로운 문화가 아니라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어째든 우리는 공동체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아이들은 엄마나라에서 온 동화에 귀 기울이며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또한 엄마 나라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문종석 관장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엄마가 잘하는 것이 있으니까 너무 좋아하고, 한국가정 아이들은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알게되면서 좋아한다.”
몽골, 이란, 필리핀, 인도네시아,베트남, 일본, 중국, 한국 등 8개국 어머니들은 동화구연을 통해 소통하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됐습니다.
홍인교 동화구연모임 회원
“모두도서관에 와서 같이 인형극 아래서 가까워지니까 다문화의 벽이 없어졌다. 계기가 필요한 것 같다. 같이 소통하니까 많이 가까워졌다.”
이제 이들 앞에 언어와 피부색으로 가로막힌 다문화의 벽은 없습니다.
대신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돌봐주는 살가움만 남아 있습니다.
오희숙 동화구연모임 회원
“저희도 집에 오면 하루일과를 동생이나 언니랑 자주 통화를 해요. 엄마가 한국에 있으니까 외롭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도 언니도 돼 주고 싶었어요.“
이들은 앞으로 구립도서관 등 다양한 공간에서 다문화가정 어머니와 자녀들을 위해 동화구연과 연극 공연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문화부는 앞으로도 우수 다문화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박광무 문화예술국장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적인 일체감을 가지는 것은 돈만 가지고 해결될 순 없다. 여러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이미 100만명을 넘어섰지만 외국인들이 느끼는 차별적 시선은 여전합니다.
앞서 들으셨지만 문화적 일체감은 돈만 가지고 해결될 수 없습니다.
문화로 접근해야 합니다.
서로 문화를 나누면 친구가 됩니다.
그들이 한국친구들에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대한민국과 문화로 소통할 수 있도록 우리사회의 인식변화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주여성들은 고향과 가족, 친구를 등지고 낯선 한국땅에서 얻고자 한 것은 희망입니다.
그들이 한국사회에서 희망을 갖고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현장포커스 김현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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